캐나다에 오면서 스스로에게 다짐한 것이 있다.
그것은 법.규.준.수! 이다.
영어가 짧다 보니 제일 걱정되는 부분 중에 하나가 교통법규 위반으로 경찰에게 단속되었을 때였다.
다행히 그런 나 자신과의 약속으로 경찰로부터 티켓을 받은 게 지난 15년 동안 4번뿐이다.
언젠가 같은 시기에 캐나다로 왔던 다른 드라이버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경찰에게 단속되면 좀 봐달라는 말을 어떻게 하냐고..
그 친구는 당당히 이렇게 말했다.
"Please, Look at me one more time, Sir!"
한 번만 봐달라는 한국말을 그대로 영어로 말한 것이다.
그래서 그 오피서가 봐줬냐고 물어보니 안 봐주더란다 ㅎㅎ
하긴 그 당시엔 나도 뭐라 말 못 하고 그냥 티켓을 받았을 것이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봐달라고 빌면 좀 봐주지 설마 인정머리 없이 끊겠나 싶지만 대부분의 오피서들은 원칙대로 한다.
이곳 경찰들에게 리스펙트(Respect)를 먼저 보여주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걸리면 잘못을 바로 시인하고 그 후에 봐달라고 졸라보는 게 어떨까 싶다.
한국처럼 강짜 부리거나 무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면 가차 없이 머리에 바람구멍이 날것이다.
그렇다면 경찰에게 한번 봐달라는 말은 어떻게 표현할까?
"Please, give me a chance, Sir!" 혹은 "Please, give me a mercy, Sir!"
그리고 아주 불쌍한 표정은 must have item이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캐러벤에서 일할 때 매주 캐나다 서쪽으로 우편물을 릴레이로 운송했었다.
그렇다 보니 운행 중엔 졸음과의 싸움이 반복되고 늘 피곤했다.
그날도 미시사가에서 아주 이른 새벽에 상차를 마치고 첫 번째 트레일러 전달 장소인 Kapuskasing으로 졸린 눈을 비비며 달리고 있었다.
제일 힘든 시간이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
아침을 먹고 난 뒤 따뜻한 햇살이 트럭 안 공기를 데우면 세상 어느 수면제보다도 강력한 수면제를 먹은 거 같다.
따귀를 사정없이 때려가며 두 눈 부릅뜨고 달려가는데, 어느 타운 초입에 속도를 늦추는 구간에서 깜빡 조는 바람에 속도를 늦추지 못하고 OPP(온주 주립 경찰)에 걸리고 말았다.
언제나 그렇듯 속도가 변하는 구간엔 먹이를 기다리며 수풀 속에 웅크리고 있는 사자처럼 경찰들이 짱 박혀 있다.
갓길에 비상등을 켜고 정차한 나에게 오피서는 Registrations와 Driver's License를 달라고 요구했다.
나는 바로 위반사항을 인정하고, 사자에게 목덜미를 물린 가여운 가젤의 슬픈 눈망울을 하고 오피서에게..
"Please, give me a chance, Sir. This is my second ticket in last 6 months so I will should be lost my position."이라고 말하면서 엄지와 검지로 면허증을 꼭 쥔 채로 놓지 않고 연신 please please를 외치며 애원했다.
그러자 그 오피서는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띠며 "O.k driver, you take some relax for now. I will figure it out something for you."라고 하더니 20km/h 속도위반을 5km/h로 줄여서 벌점 없이 벌금만 조금 냈던 적이 있다.
북미에서 경찰에게 티켓을 받으면 한국처럼 바로 부과된 벌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유죄인지 아닌지를 법원에 알려야 된다.
유죄를 인정하면 법원에서 벌점이나 벌금을 부과하고, 부과된 벌금을 Money order란 걸 은행에서 발급받아서 해당 지역 법원에 우편으로 보낸다.
요즘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결제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경찰 단속에 불복한다면 무죄를 법원에다 주장하고 재판일을 받아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때 운 좋게 담당 경찰관이 재판에 출석하지 못하면 재판 없이 무죄로 판결 나기도 한다.
하지만 극히 드문 경우이다.
직접 재판에 갈 수 없을 땐 티켓 파이터를 고용해서 대리 재판을 받을 수 있다.
티켓 파이터는 대부분 경찰관 출신이 많아서 재판에 지더라도 벌금이나 벌점등을 많이 줄일 수 있다.
트럭 드라이버를 직업으로 갖고 있다면 무엇보다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를 옮길 때나 보험료와 관련해서도 항상 깨끗한 레코드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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