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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트립

도랑모티 2017. 11. 20. 11:47

 

 

 

 

 

 

매년 이맘때면 일이 슬로우해진다.

미국 추수감사절이 지난 다음주는 거의 일이 전무하다.

오는 22일엔 한국에서 장인 장모님 두분이 오시고 쉬는 날이 많을것 같아 올해는 맘이 더 분주하다.

마침 배차계가 조지아주 메이컨을 다녀오라기에 얼싸좋다고 OK 했다.

수요일 아침 픽업하러가려고 일어났는데 밤새 기침을해서인가 몸이 천근만근이다.

내쉬는 입김에서 예사롭지않은 온도를 직감할수 있었다.

하지만 장거리 트립이라 놓치기 싫었다.

그리고 잘하면 애틀란타에 사는 친구놈과 오랫만에 회포도 풀수 있기도 하고..

암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상차를 마치고 국경으로 차를 몰았다.

 

런던으로 가는 두시간 동안 상태는 점점더 메롱메롱 해졌다.

급기야 런던에서 주유하는동안 영상의 기온에도 사시나무 떨듯 오들오들 떨었다.

안되겠다 싶어 해열제를 사서 먹고 두시간을 잤다.

알람 소리에 깨어보니 열도 많이 내리고 머리도 안아픈것이 훨씬 좋아졌다.

갈길이 머니 서둘러 차를 몰아 신시네티를 지나 캔터키주에 월컴센터에서 자정이 지난 시각에 잠을 청했다.

 

밤새 오던 비도 그치고 맑은 날씨만큼 기분도 상쾌하고 좋았다.

둘째날 일과를 시작하며 금요일 하차후 애틀란타로 갈테니 만나자고 친구와 약속을 잡았다.

렉싱턴과 낙스빌을 지나 한적한 휴게소에서 차타누가 퇴근 트래픽을 피하려고 잠시 쉬면서 밥도 먹었다.

밥을 먹고있는데 회사에서 전화가와서 하차 후 노스케롤라이나주 샬롯에서 상차되있는 트레일러로 바꿔달고 토론토로 오라는 것이다.

순간 밥맛이 뚝 떨어졌다.

돌아가는 짐이 아팔라치아 산맥중 가장 험한코스를 통과해서 가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조지아까지 온 보람이 전혀 없다.

하는수 없다.

이왕 이렇게 된거 오랫만에 친구얼굴 보는걸로 만족 해야겠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부터다.

 

갑자기 다시 몸에서 열이나고 한기가 느껴지더니 어제보다 더 심한 두통과 몸살기가 돈다.

트럭이 한번 덜컹거릴 때마다 온몸을 바늘로 찌르는것 처럼 아프다.

이상태로는 도저히 내일 하차도 할수없을것만 같았다.

친구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너무 아파서 도저히 못갈것 같다고하자 친구는 한인 약국에서 감기약 독하게 지은거 가져갈테니 근처까지 오란다.

이런.. 난 지금 당장이 죽겠는데..

그래도 친구의 맘 씀씀이가 고마워 아픈몸을 이끌고 85번 하이웨이 96번 엑싯에 있는 QT트럭스탑으로 갔다.

 

나보다 30분이나 먼저 온 친구는 뜨거운물에 담궈둔 쌍화탕 한병과 약봉지 그리고 삼계탕 한냄비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 감동이다!

순간 울컥했지만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고맙단말을 겨우 벹었다.

허여멀겋케 초췌한 내 얼굴을 물끄러미 보던 친구는 밥도 제대로못먹었지라고 하더니 뜨거운 해장국 한그릇하러 가자고 제촉한다.

사실 얼큰하고 뜨거운 국물이 간절했던 나는 얼른 따라 나섯다.

친구의 베려깊은 우정에 뜨거운 해장국에 언제 아펏냐는듯이 모든고통이 한순간 사라졌다.

 

친구 덕분에 하차도 무사히 잘 마치고 다시 만난 친구와의 회포도 잘 풀고 좀 짜증나는 일이지만 돌아가는 짐도 잘 싣고 토론토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친한 한의원 원장님께 전화를 드려 지난 주말 혀가 약간 마비된듯한 느낌과 맛을 못느꼈던것 부터 이번주 있었던 일들을 말씀드리니 다른 이러저러한 몇가지를 더 물어보시고는 마이너 스트록(Minor Stroke)이 온거라고 하셨다.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