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팩 트립 2
[싼게 비지떡]
태길형님이 끓여준 해장 라면을 맛나게 먹고 트럭스탑으로 왔다. 밤새 추운데서 혼자 떨었을 옵티머스를 보니 간밤에 쒼나게 부어라 마셔라 했던게 조금은 미안하기도 하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올라앉으니 바깥이나 별반 차이없는 냉기가 온몸을 휘감고 지나간다. 키를 on으로 돌리고, 밧데리 전압이 12.7볼트 인걸 확인 후 ABS 체크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이런! 스타터 모터가 힘겹게 씨룩씨룩대며 돌아가는게 아닌가.. 간밤에 많이 추웠구나 생각하고 3~4초 후 키를 Off로 돌렸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스타터 모터는 여전히 씨룩씨룩대며 돌고 있다. 순간적으로 뭔가 잘못됐구나 느낌이 왔다. 후드를 열어보니 이미 모터에서 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그렇다 모터가 타버린것이다. 하지만 이순간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밧데리의 그라운드 캐이블을 분리하는것이 유일한 방법인데 스탭 페어링을 떼내고 캐이블을 분리하는데만 최소 10여분이 걸린다. 헌데 모터가 완전히 타버리기까지는 고작 1~2분이면 충분했다.
이런 젠장할!
불과 열흘전에 새 모터로 교환했는데... 아무튼 원인은 솔레노이드가 단락(Short:합선)이 된것 같다. 같이 온 태길형님이 난감한 표정으로 "어떡하냐?"하는데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되버렸다. 태길형님도 일을 나가야되기에 M 형님께 전화해서 내 트럭이 문제가 생겼으니 좀 와달라고 부탁하고는 회사로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서는 형님에게 "뭐 일하다보면 이런일도 있고 저런일도 있죠뭐.. 너무 신경쓰지마세요"라고 말했지만 좀 답답한 상황이다. 날씨는 추워서 도저히 밖에서 내가 작업하긴 힘들고, 천상 로드 써비스나 토우잉을 불러야야 될텐데... 머릿속도 복잡하고 춥기도 드럽게 추웠다.
트럭에 들어와 벙커히터를 켜고 생각을 정리했다. 'M 형님이 오시면 그 형님 트럭을 가져오라고 부탁해서 내 트럭에 체인을 걸고 끌어서 시동을 걸자. 그런다음 M 형님이 잘 아는 정비소에서 수리를하자' 대충 이렇게 정리를하고 있는데 M 형님이 오셨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움도 잠시 서둘러 그 형님 트럭을 가지고오라고 부탁하고, 나는 내 트럭을 견인할 준비를 했다.
먼저 앞 범퍼에 견인 고리를 장착하고, 트레일러의 랜딩레그를 내렸다. 잠시후 M형님이 트럭을 몰고 위풍당당하게 나타나셨다. 구세주가 따로없다. 체인을 걸고 견일할 준비를 모두 마친 후 무전기 체널을 맞췄다. 그 잠깐동안의 시간에도 장갑속 내 손가락들은 영하 13도의 추위에 끊어질듯 아팟다. 운전석에 앉은 후 키를 on으로 돌리고 기어를 6단에 넣고 무전기로 "형님, 천천히 출발하세요" 말했다. 출발하고 잠시후 클러치를 놓자 푸드덕푸드덕 엔진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듯 가속페달을 조심스레 밟으며 마침내 옵티머스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M 형님의 에스코트 하에 정비소에 입고를하니 메케닉이 단번에 솔레노이드 쇼팅된거라 한다. 모터를 떼는동안 M 형님과 켄워쓰 딜러샵에 모터를 구입해왔다. 열흘전에 구입한건 After Market(사제품)이라 이번엔 OEM(정품)으로 샀다. 처음부터 정품을 사지않은건 가격차이가 너무 큰 탓 이였다. 토론토에서 정품은 $1,000 정도였고 사제품은 $400이 채 안되었다. 여긴 사제품도 합법적으로 판매를 하고, Warranty Service(보증수리)가 된다. 그래서 저렴한 사제품을 산건데.. 물론 고장난 모터는 환불 받겠지만 결과적으로 더 손해를 본거다. 그런데 웃긴건 위니팩에선 정품 모터 가격이 $640이란거다. 토론토에 캔워쓰 딜러샵이 몇군데 있는데 가격을 담합해서 그렇게 비싸게 팔아먹고 있는거다. 이노무 나라도 소비자 보호센터같은데가 있을텐데 무슨 일을 하나 처리 하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들어 대부분 포기하기 때문에 저런 악덕업자들이 버젓이 배짱 튕기며 비지니스를 하고 있다.